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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sky

버번 위스키의 달콤함에 빠지다 - 1792 스몰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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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번 위스키의 달콤함에 빠지다 - 1792 스몰배치

'위스키'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코틀랜드가 원산지인 '스카치 위스키'를 떠올릴 것이다. 나의 경우도 처음 접해본 위스키라던가, 위스키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후에 바에서 주로 찾는 위스키는 모두 스카치 위스키였다. 애초에 위스키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이유도 스카치 위스키 특유의 섬세함 때문이었으니.

때문에 바에서 버번 위스키를 처음 접했을 때에는 피트향이 강한 아일라 위스키를 처음 접했을 때 처럼 무척 충격을 받았다. '분명 같은 위스키인데 성향이 이렇게 다르다고?' 훅 치고나오는 바닐라 향 덕분에 버번의 첫인상은 투박하고 강렬했다. 마치 스카치가 섬세한 스시라면 버번은 구수한 김치찌개같은 느낌. 혹은 스카치가 예의바른 영국 신사라면 버번은 거친 카우보이 같은 느낌.

무튼 그렇게 버번에 입문하게 되어 버번 엔트리급 3대장과(버팔로 트레이스, 메이커스 마크, 와일드터키) 놉크릭, 노아스밀 등 프리미업급 버번들을 열심히 시음해보기 시작했다. 강렬한 바닐라향과 투박하면서도 달달한 맛 등 스카치와는 다른 매력에 서서히 빠져들었다.

 

그러다가 선정릉의 리커샵 '위스키 라이브러리'의 4월 프로모션 품목에 있어서 망설임 없이 한 병 업어온 1792 스몰배치. 투박한 버번 위스키답게 보틀 디자인 역시 투박하게 생겼다. 1792라는 이름은 켄터키주가 미 연방에 편입된 해를 기념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사족으로, 스카치위스키에 '스카치'라는 명칭을 붙이려면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하듯이 버번위스키도 통과해야 하는 기준이 있다.

1. 미국에서 제작되었을 것
2. 원재료 중 옥수수 비중이 51% 이상일 것
3. 안쪽을 불로 태운 새 오크통을 이용할 것.
4. 증류 시점 도수가 160proof 를 넘지 않을 것.
5. 오크통 봉입 시점 도수가 125proof 를 넘지 않을 것.
6. 숙성 후 병입 시점 도수가 80proof 이상일 것

스카치보다야 널널한 기준이지만, 위의 기준을 모두 충족시켜야만 비로소 버번 위스키라는 명칭을 붙여서 시장에 내보낼 수 있는 것.

또한, 고온건조한 미국 기후 특성상 스카치보다 짧은 숙성년수를 가진다는 특징이 있다. 스카치처럼 18년씩 숙성하면 오크통에 위스키가 30% 정도밖에 안남아있게 된다고.

 

보틀 생김새는 앞뒤로 납작한 형태이고, 별도 라벨부착 없이 '1792 스몰배치' 문구가 병에 바로 입혀져있다.

 

병 앞면에 큼직하게 적혀있는 1792 스몰배치. 그 아래에는 캔터키에서 생산된 버번위스키라는 문구와 알콜도수가 표기되어있다. 도수는 꽤 높은 46.85%(93.7proof). 여기 보이는 proof는 미국에서 통용되는 알콜도수 단위이고, 퍼센트 단위에서 2를 곱해주면 된다.

 

사장님이 사은품으로 끼워주신 버팔로 트레이스 미니 잔에 따라본다ㅎㅎ 잔에 따라진 1792를 보니 버번의 강한 캐릭터마냥 색도 무척 진하다.

1792 스몰배치의 첫 향은 역시 버번 특유의 기분좋은 바닐라향이다. 글래스에 담긴 향을 맡는 순간 치고나오는 달콤한 바닐라향에 '음, 역시 버번은 이 맛이지' 하며 감탄하게 된다. 하지만 바닐라향이 강하긴 해도 버팔로 트레이스나 와일드 터키와 등 엔트리급 버번보다 훨씬 부드러운 느낌이다. 엔트리급 버번에서 느껴졌던 거친 향(아세톤향?)이 1792 스몰배치에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맛은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혀있는 느낌이다. 46.85%의 고도수임에도 불구하고 독한 느낌 없이 부드럽다. 바디감은 적당히 꾸덕(?)한 질감이고, 피니쉬는 약간의 호밀 느낌과 더불어 프루티한 느낌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결론적으로 1792 스몰배치는 맛과 향, 밸런스가 모두 만족스러웠고, 가성비에 더 만족스러웠다.

1792 스몰배치 (NAS, ABV 46.85% / 93.7 proo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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