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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ssay

[사진에세이 6] 옛 영광을 간직한 태백 철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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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태백시에 위치한 철암동. 철암은 과거 석탄의 수요가 높았던 시절 석탄채굴 산업으로 번성했던 곳이다. 석탄 먼지가 길바닥을 가득 메울 정도로 탄광이 활발했었고, 시장은 항상 북적거렸다. 유동인구가 많다보니 철암역은 웬만한 도시역만큼 으리으리하게 지어졌고, 철암역 앞에는 매일장이 들어섰다. 동네 쌀집은 서울 명동 부럽지 않을 정도로 성업했고 강 건너편에 빼곡히 들어선 석공들의 마을에는 항상 활기가 가득했다. 그러나 차츰 석탄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탄광들이 하나씩 문을 닫기 시작하였고, 일자리를 잃은 석공들은 철암을 뒤로하고 다른 도시로 떠나갔다. 여러 탄광에서 나온 석탄들이 한곳에 모이는 선탄장, 명동 부럽지 않을 정도로 북적였던 쌀집, 사람사는 소리로 가득했던 시장 등 이곳의 모든 것은 옛 기억만을 간직한 채 덩그라니 남겨졌다. 오늘 날, 철암역과 분천역 사이를 운행하는 V트레인 협곡열차가 운행하기 시작하면서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도 자연히 늘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철암의 풍경은 쓸쓸하다.




선탄장 : 석공뱃지가 대우받던 시절


"석공빼찌 달고다니면 대우받던 시절이 있었다. 70년대 이후 이일 저일 해봤지만 그래도 석공시절이 제일 좋았다. - 심길원"

커다란 선탄장이 자리잡고있는 철암역. 선탄장은 막장에서 채굴한 석탄을 운반해 가공 후 열차에 싣기까지의 과정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과거 석탄 채광산업으로 번성했던 곳인 만큼 선탄장의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근대화 시기를 거치며 이곳 선탄장은 전국 각지로 석탄을 보내며 쉴새없이 가동되었다. 1935년부터 그 역사가 이어지고 있는 철암역의 선탄장은 2002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깊은 산속에 파뭍혀있는 철암역. 과거에는 이곳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왕래했을것이다.


  탄먼지로 까맣게 얼룩진 선탄시설이 마지 흑백사진을 보는듯하다.



  수십년동안, 수많은 석탄이 열차에 실려 전국 각지로 보내졌다. 석탄은 석유와 더불어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전쟁 후의 폐허 속에서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한강의 기적'을 가능케했다.



  과거 화물열차로 가득했을 이곳은 빈 선로만이 남아있다.




삼방마을 : 과거의 흔적


역앞 길을 거닐다보면 전성기의 철암동에 살았던 주민들의 회상이 벽을 메우고 있다. 당시의 북적거리던 철암의 모습은 이제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지만 당시를 살았던 주민들의 글을 통해 그 때의 모습을 머리속으로나마 그려볼 수 있다. '검은 진주'나 다름없었던 석탄은 채광하는 즉시 돈이 되었고 자연히 이곳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개가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다니더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이곳은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웠다. 과거의 영광을 흔적으로나마 간직한 채, 철암동은 오늘도 고요히 잠들어있다.



  본래 활기가 넘쳐야할 시장은 동네 아주머니 한두분만 나와서 기약없는 장사를 할 뿐이다.


  이곳 주민들이 모여살았던 삼방마을. 한번 들어서면 길을 잃을 정도로 많은 집이 모여있다. 70~80년대의 철암은 4만명 이상의 주민들로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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