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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4북해도

홋카이도 기차여행 - 11. 나에게 주어진 엄청난 자유, 비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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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기차여행 - 11. 나에게 주어진 엄청난 자유, 비에이


여름 홋카이도 여행을 다녀온지 벌써 1년 반이 지난 시점에 오랫동안 놓고있었던 여행기를 다시 쓰자니 살짝 막막하기도 하다.

사실 몇 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블로그를 잊고 지내다가 우연히 그 때의 사진들을 들춰보게 되었고, 그 때 느꼈던 감성이 되살아났다.

다시 써보자는 결심 아래, 옛 기억에 의지하여 포스팅을 써내려가본다.



아사히카와에서 비바우시역까지 타고 온 노롯코 열차는 짧은 기적을 울린 뒤 후라노역을 향해 다시금 달려가기 시작한다.

이곳 비바우시역은 초원 한 가운데에 플랫폼만 덩그라니 있는, 역무원조차 없는 간이역이다. 

단체관광객들이 미리 도착해있던 전세버스를 타고 떠나자 간이역에는 완벽한 정적이 흐른다.


조그마한 간이역인 비바우시역.


역 건물을 통해 빠져나오지 않고 그 반대쪽 샛길로 나로면 자전거 대여소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홋카이도의 푸른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파노라마 로드'가 있는데, 자전거를 이용하면 쉽고 편하게 돌아볼 수 있다.

비에이를 둘러보는 코스는 크게 두가지로, 비에이역 일대의 '패치워크노미치'와 비바우시역 일대의 파노라마로드이다.

두 군데 모두 둘러보기엔 시간적으로, 체력적으로 무리이기 때문에 한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외국인 여행객들이 꽤 찾아오는 모양인지, 대여소에서는 의외로 영어가 잘 통했다.

사실 이 넓은 곳에서 길을 잃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대여소에 자전거 여행객을 위한 지도가 마련되어있었다.

4시간 동안 빌린 전동자전거에 몸을 싣고, 비에이의 초원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가슴이 탁 트이는 듯 한 풍경.



이 넓은 초원을 홀로 달린다는 행복감에 도취되어 열심히 페달을 밟는다.

달리다가 멋진 풍경이 있으면 잠시 멈춰 바라보고 사진을 찍기도 하면서 이 자유를 한껏 즐긴다.


10분에 한 대 꼴로 지나가는 자동차를 제외하면 인적이 거의 없는 편이다.

차량 렌트를 이용한 파노라마 로드 투어도 인기있다고 한다. 일행이 3명 이상이라면 렌터카를 타고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한동안 들판을 지나다가 잠시 후엔 이런 숲속을 지나기도 한다.


지나가다가 잠시 쉴겸 소프트크림 먹으러 들른 휴게소. 

원래는 바깥의 벤치에서 먹으려고 했는데 주인아저씨께서 요 앞 계단 위 언덕에 가면 경치가 좋다고 하셔서 올라가본다.


끙끙거리며 계단을 올라도니 탁 트인 풍경이 펼쳐진다.

비에이의 들판을 내려다보며 소프트크림을 먹는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들판에 덩그라니 솟아있는 나무.



한참 달리다 마주친 노롯코열차.

손을 흔들어주니 객실 안에서도 손을 흔들어준다.


꼭 동화속 풍경같은 집. 저런 집에 살면 얼마나 평화로우려나

 

파노라마로드의 랜드마크(?)인 크리스마스 트리.

겨울철 눈밭에 홀로 솟아있는 나무의 모습이 꼭 크리스마스트리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여름이라 살짝 빈약해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인증샷!


자전거 반납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서 향한 곳은 '제트코스터 도로'

이름 그대로 쭉 뻗은 도로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모습이 롤러코스터를 연상시킨다.

친구들끼리 타고있는 렌터카 한대가 내 옆을 스쳐가더니 길을 따라 풀악셀로 질주하기 시작한다.

내리막 아래로 사라졌다가 다시 떠오르기를 반복하고, 이내 저 멀리서 흰 점이 되어 시야에서 사라진다.


4시간 동안 달려준 전동자전거. 이제 슬슬 자전거를 반납하고 기차를 타러 갈 시간...


자전거를 반납하고 비바우시역으로... 역에 도착하니 4시간 동안 꿈을 꾸다가 현실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느껴진다.

노롯코열차를 기다리다 맞은편 플랫폼으로 들어온 꼬마열차.


잠시 후, 후라노의 라벤더밭까지 타고 갈 노롯코 열차가 고개를 내민다.

안녕, 비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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