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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4북해도

홋카이도 기차여행 - 12. 라벤더가 아니라도 좋다, 후라노 팜 도미타 라벤더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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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기차여행 - 12. 라벤더가 아니라도 좋다, 팜 도미타 라벤더농장


비바우시역을 출발한 노롯코열차는 얼마간 달리다가 라벤다하타케 역에 도착한다.

라벤다하타케역은 라벤더가 개화하는 시기인 7~8월에만 열차가 정차하는 임시역으로, 라벤더농장인 팜 도미타와 인접해있다.

라벤더 철이 이미 지나서인지, 역에서 내리는 승객은 나 하나뿐.


라벤더 농장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역에서 나와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팜도미타로 향하는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을 가득 태운 버스들이 부지런히 향하는 걸 보니 제대로 가고있다는 확신이 든다.


그렇게 5분 쯤 걸으면 팜도미타를 만날 수 있다.

팜도미타가 유명해진것은 1970년대 일본 국철 달력사진에 이곳의 라벤더밭 사진이 실린 것이 계기라고 한다.

당시는 라벤더산업이 하향길을 걷던 시기인데, 사진을 접한 수많은 사진가들이 라벤더밭의 풍경을 담기위해 이곳을 찾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후라노의 라벤더산업은 다시금 활기를 띄게 되었고, 팜도미타는 후라노의 랜드마크로 발돋움하였다.


실망스럽게도 연보랏빛의 라벤더는 이미 추수가 끝나서 보이지 않는다. 

보통 이곳의 라벤더는 7월 발에서 8월 초가 절정이라고 한다, 2주 정도만 빨리 왔다면 만개한 라벤더를 볼 수 있었을텐데...


대신 형형색색의 다른 꽃들이 반겨준다.


아직 살아있는 라벤더꽃 발견!


라벤더는 향수의 원료로도 쓰이는데, 실내의 작은 전시장에서 라벤더를 이용한 향수를 시향해 볼 수 있었다.

오른쪽의 길쭉한 카드를 가운데의 홈에 집어넣으면 향수가 분사되는 구조.

시향해보니 라벤더 특유의 달콤한 허브향이 확 풍겨온다.


유리창 너머로 재배한 라벤더에서 직접 라벤더추출액을 뽑아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라벤더농장 답게 직원들의 유니폼도 연보라색.


비록 라벤더는 없지만 그래도 꽃밭은 예쁘다.


라벤더 방향제와 에센셜 오일, 섬유유연제 등의 상품들도 판매하고 있다.

기념품삼아 차량용 방향제와 비누 구입.


팜 도미타에 왔으면 놓치지 말아야할 명물인 라벤더맛 소프트콘. 

입안에서 확 퍼지는 라벤더향이 일품이다.

전망대에 앉아 소프트콘을 먹고있으니 하늘이 점점 어둑어둑해진다. 슬슬 다시 삿포로로 돌아갈 시간.


돌아가는 열차는 라벤더하타케역에 서지 않으므로 2km정도 떨어진 나카후라노역까지 걸어간다.

이곳 역시 간이역인지 역무원은 보이지 않는다. 벽면의 시간표를 보니 아사히카와로 가는 열차는 40분 뒤에야 온다고 한다.

기다리는 사람들 지루하지 말라고 틀어놨는지 대합실에 라디오방송이 울려퍼진다. 하지만 일본어를 모르는 나에게는 그저 소음일뿐...

기차시간까지 대합실에 앉아 사진이나 정리하며 시간을 떼운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아사히카와행 열차가 정확히 제시간에 들어온다. 일본철도의 정시성은 역시 세계 제일이다. 

시골답게 열차는 달랑 두칸짜리 열차.

한시간정도 달린 뒤 종착역인 아사히카와에서 다시 삿포로행 슈퍼카무이 특급열차로 환승한다.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타서 피곤했는지, 삿포로행 열차가 아사히카와를 출발하자마자 기절하듯 잠들어버렸다.

삿포로에 도착하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있다. 접이식우산을 챙겨오길 잘했군.

금요일 밤 답게 비가 와도 스스키노에는 사람이 많다. 유흥업소 호객꾼들 역시 쉬지 않는다.

호객행위를 뿌리쳐가며, 저녁을 먹으러 징기즈칸 전문점인 다루마 본점으로 향한다.


징기즈칸은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먹거리 중 하나로, 화로에 양고기와 양파 등을 구워먹는 요리이다.

단순히 양고기 하면 몽골이 떠오르고, 몽골하면 징기즈칸이 떠오르기에 이렇게 이름붙여졌다고.

삿포로 시내에서 유명한 징기즈칸 전문점은 단연 '다루마'

여행책이나 트립 어드바이저 등에도 종종 소개될 정도로 유명해서 분점도 여러 곳에 있다.

유명한만큼 웨이팅은 거의 필수.


일본식당 답게 내부는 매우 비좁다. 옆사람과 어깨를 맞대고 먹게될 정도. 뿌옇게 들어찬 연기는 덤.

화로마다 '치익'하며 연기가 뿜어져나오니, 그 모습이 우리나라 삼겹살집과 꽤나 닮았다.


사실 양고기는 처음 맛보는건데, 무척이나 맛있었다. 흔히 양고기는 누린내가 난다고들 하는데 그런 냄새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나마비루(생맥주)를 곁들여서 먹었는데, 맥주안주로도 제격이었다. 

'홋카이도 대표음식'이라는 타이틀값을 제대로 하는 맛. 


기분좋게 배를 채우니 어느덧 열한시. 비오는 스스키노 밤거리를 한바퀴 구경하며 소화를 시킨 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간다.

홋카이도에서의 마지막 밤이 이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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