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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4북해도

홋카이도 기차여행 - 2. 하코다테 : 낡은 항구의 매력, 베이 에리아의 가네모리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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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홋카이도 여행은 홋카이도의 남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도시인 하코다테로부터 시작된다.

하코다테는 홋카이도와 혼슈를 잇는 관문역할을 하던 도시로, 해저터널이 개통되기 전까지는 

하코다테와 아오모리를 왕복하는 연락선이 꾸준히 운항하였고, 하코다테는 자연히 홋카이도 물류의 중심지가 되었다. 

해저터널인 세이칸 터널이 개통되고 정부청사도 삿포로로 이전되어 홋카이도의 중심도시라는 명성은 이제 희미해졌지만

과거 하코다테의 항만이 매우 번성했을 당시 사용하던 창고는 아직까지도 남아있다.

이 붉은 벽돌의 창고가 모여있는 곳을 가네모리 창고군라고 하고, 이 부근을 베이 에리아(Bay area)라고 부른다.


하코다테와의 첫 만남


하코다테 공항에 내려 위탁했던 수하물을 되찾고 본격적으로 하코다테를 둘러보기 전 일단 예약해뒀던 호텔로 향한다.

미리 예약했던 '호텔 프로모트 하코다테'는 하코다테역에서 시덴(노면전차)으로 한정거장 거리인 마쓰가제초 정거장에 위치하고 있다.

오늘 둘러볼 하코다테 베이에리아와 하코다테야마는 호텔에서 걸어가면 꽤 먼 거리이기 때문에 시덴 이용하기로 결정.

버스를 이용해도 되지만 100년이 넘는 오랜 시간동안 하코다테의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시덴을 이용해보고 싶었기에

하코다테 공항에서 1일 승차권을 구입하였다.(600엔)


  하코다테는 시영 노면전차 '시덴'이 도시 곳곳을 이어주므로 1일 패스를 구입하면 하코다테를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하코다테공항에서 하코다테시내까지는 버스로 20분정도 나가면 되는 매우 가까운 거리.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하코다테의 여유로운 풍경을 보다보면 어느새 하코다테역에 도착한다.

작년 12월에 큐슈에 다녀운 후로 8개월만에 다시 만난 일본의 거리 모습이 너무나 반가웠다.



  하코다테혼센의 기점이자 종점인 하코다테역. 


드디어 노면전차에 탑승. 요금체계는 버스와 같이 정리표를 뽑으면 그 요금이 앞의 전광판에 표시되는 방식이다.

낡은 냄새가 나는 전차에 오르니 왠지 모르게 정겹고 그 덜컹거림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하코다테 시덴은 개항 후 1900년대 초반부터 운영을 시작하여 

100년이 넘는 오랜 시간동안 하코다테의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18년부터 하코다테에서 운행한 '하이카라호'도 하루 4~6편 운행된다고 하지만 아쉽게도 만나볼 수 없었다.


  마쓰가제초 정류장에서 하차. 왼편으로 보이는 노란 건물이 오늘 이용할 '호텔 프로모트 하코다테'이다.


드디어 오늘 머물고 갈 호텔 프로모트 하코다테에 도착. 싱글룸 1박 5000엔이라는 매우 저렴한 가격이었다. 

객실은 침대 하나만 들어갈 정도로 매우 좁았지만 일본 비지니스 호텔 답게 매우 깔끔하고 정갈한 모습이었다.

애초에 하코다테 역전의 '컴포트호텔'을 이용할까 했지만 예약이 꽉찬 상태라서 할수없이 이곳으로 예약했는데

기대했던것 보다 시설이 꽤나 괜찮아서 다음에 하코다테에 다시 올 기회가 있다면 이곳을 다시 찾고싶을 정도였다.


  침대 하나가 겨우 들어갈정도로 좁지만 오히려 좁아서 안락했던 객실.


  침대에 올려져있는게 뭔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잠옷이었다. 워낙 저렴한 가격이라 시설이나 물품에 별기대 안했는데 잠옷이라니...!



호텔에 짐을 풀었으니 시덴을 타고 베이 에리아로 나가본다. 

수수한 하코다테시의 모습과 그 중심을 달리는 시덴의 모습이 무척 예쁘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마쓰가제초 정류장에서 베이 에리아 근처 정류장인 '주지가이' 정류장까지는 4정류장 거리이다. 

시덴에 오르니 학교가 끝나고 집에가는 중학생들의 시끌시끌한 목소리가 가득하다. 일본에 왔음을 다시한번 실감한다.


  뷰파인더를 통해 보이는 하코다테시의 모습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옛 항구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가네모리 창고


하코다테는 미일 화친조약에 의해 일본 최초로 개항한 항구도시이다. 이후 서양의 세련된 문물이 하코다테로 유입되기 시작했고

이를 이용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와타나베 쿠마시로라는 사람이 1887년 하코다테항에 붉은 벽돌의 창고를 건설하기 시작한 것이

오늘 날 가네모리 창고의 기원이다. 차츰 선박을 이용한 화물 운송이 줄어들어 창고로서의 역할은 줄어들었지만

1988년부터 그 빈자리를 레스토랑과 기념품샵, 쇼핑몰 등이 새롭게 채우고 있어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오랜 세월을 간직한 붉은색의 낡은 창고의 모습

시덴을 타고 가다가 해안도로를 따라 조금 걸어볼까 하고 원래 목적지보다 한 정류장 앞인 오이치바도리 정류장에서 내렸다.

관광객들은 보통 주지가이 정류장에서 내리다보니 오후의 한산한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해안가 특유의 냄새가 풍겨오는 해안도로를 홀로 걷다보니 어느새 붉은 벽돌의 낡은 창고가 보이기 시작했다.

하코다테의 대표적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한 가네모리창고 답게 일본인 외에도 한국, 중국인 등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창고건물 중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BAY하코다테. 두 창고 사이로 운하가 있어 수시로 배가 들락날락한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곳은 BAY하코다테. 창고 두 동에 걸쳐서 옷가게, 기념품점, 갤러리, 레스토랑, 오르골당 등이 들어서있다.

다른 가네모리 창고와는 다르게 이곳은 두 건물 사이에 운하가 흐르고 있어 꽤 운치있는 곳. 

이 운하에서는 20분동안 하코다테항을 투어하는 '베이크루즈'가 출발한다. 

이용해볼까 했지만 일몰 전까지 하코다테야마 정상에 올라야 하므로 아쉽지만 패스...

하지만 배를 타지 않고 그냥 눈으로만 보아도 베이에리아는 충분히 아름다다.


  날씨가 맑았다면 좋았겠지만... 흐린날씨도 나름 운치있는 BAY하코다테.


  안쪽으로 들어와보니 이국적인 느낌의 옷들과 아기자기한 기념품, 악세서리 등이 진열되어 있었다. 


  소규모의 갤러리도 있고...



  아름다운 소리의 오르골도 진열되어있다.


  여기저기 녹슬고 낡은 철문이 가네모리 창고의 매력을 더해주고 있다.

BAY하코다테를 빠져나와 다른 가네모리 창고도 구경해본다. 일본 개항의 상징답게 그 모습에서는 클래식한 매력이 느껴졌다.

흰 철문 위로 흘러간 붉은 녹물의 자국은 가네모리 창고의 붉은 벽돌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그 멋을 더하고 있다.



  가네모리창고 한편에서는 촬영이 한창이었다. 창고 뒷골목과 검정 승용차라... 큰형님이신가?

  하코다테 유일의 스타벅스인 스타벅스 베이사이드점


베이 에리아를 따라 걷다보니 눈앞에 하코다테야마와 언덕길이 나타난다. 이국적인 풍경으로 유명한 모토마치 일대의 언덕길이다.

아직 갈길이 멀지만 저 위에서 마주치게 될 풍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벌써 다리가 아파오지만 힘을 내서 다시 걷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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