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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7동유럽

동유럽여행 - 2. 퓌센 : 노이슈반스타인 성이 있는 동화 속 마을 (노이슈반스타인성 / 알프 호수 / 퓌센 올드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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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때였나, 한창 종이모형 만드는 데 빠져있던 시절이 있었다.

특별활동도 종이모형 제작반이었을 정도로 열심이었는데 그 시절 만들었던 작품 중에 노이슈반스타인 성도 있었다.

그 때야 만들어놓고 예쁘다고 감탄만 했을 뿐, 이 성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누구의 성인지는 관심이 없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꽤나 유명한 성이었다.

우리에게 친숙한 디즈니 성도 이 노이슈반스타인 성이 모티브가 되었다고 한다.

뮌헨을 찾는 여행자들이 꼭 찾는 곳이라고 하니 안 갈 수가 없지.



노이슈반스타인 성은 호엔슈방가우라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뮌헨에서 기차를 타고 두 시간 정도 달려서 퓌센까지 간 다음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더 들어가면 된다.


한적한 농촌 풍경.

땅의 모양, 농가의 지붕, 울타리의 생김새 등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도 한국과는 다른 모습이기에 무척 새롭다.


퓌센에 도착!

알프스 자락에 있는 도시다 보니 멋진 산들이 도시의 배경이 되어주고 있다.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의 70%는 한국인이었던듯.ㅋㅋ

한산한 간이역같은 퓌센역을 나와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기차시간에 맞춰 버스가 들어오므로 여행객들 우루루 타는 버스에 오르면 된다.


버스로 10분 정도 달려서 노이슈반스타인 성이 있는 호엔슈방가우에 도착.

정류장에서 노이슈반스타인 성까지는 걸어가거나, 셔틀버스를 타거나, 마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걸어서는 20분 정도 걸리는데 언덕길이 꽤 길어서 한겨울인데도 이마에 땀이 송송 맺혔다.ㅎㅎ

매표소에서 성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데, 가이드투어가 필수인데다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라길래 과감히 패스.

그냥 성 외부를 둘러보는 건 무료다.


슬슬 성이 보이기 시작!


성에서 10분 정도 더 걸어올라가면 마리엔 다리라는 곳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노이슈반스타인 성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사실 이 날은 길이 얼어있어서 안전상의 이유로 다리까지 가는 길을 막아놓았다.

하지만 이 성을 보겠다고 퓌센을 찾은 세계 곳곳의 여행자들은 마리엔 다리에서의 풍경을 포기할 수 없었고,

바리게이트를 넘어 마리엔다리로 향하고 있었다.

나도 그 행렬에 합류하여 아이스링크 수준으로 미끄러운 언덕길을 조심조심 올랐다.


마리엔 다리에서 보는 노이슈반스타인 성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노이슈반스타인(Neuschwanstein)의 슈반(schwan)은 백조라는 뜻이다.

성의 이름은 한국어로 '백조의 성' 정도로 옮길 수 있겠다.

눈 내린 평원을 배경으로 언덕 위에 솟아있는 모습은 이름 그대로 호수 위에 떠있는 백조같았다.


이 성을 지은 사람은 바이에른 왕국의 왕이었던 루트비히 2세. 중세시대 성처럼 생겼지만, 사실 이 성이 지어진 것은 19세기다.

중세시대였더라면 제법 큰 군사적 의미를 가졌겠지만, 문제는 이미 증기기관차가 달리던 시기였다는 것.

이 성이 지어진 것은 순전히 루트비히 2세의 건축적 취미 때문이었다.

의미없는 성을 건설하느라 왕국의 재정은 파탄이 나버렸고, 결국 루트비히 2세는 성이 완공되기도 전에 폐위되어 죽음을 맞는다.

루트비히 2세는 자신이 아끼는 성이 고작 관광지로 쓰이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에 자신이 죽으면 이 성도 무너뜨리라 말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노이슈반스타인 성은 지금까지 살아남아서 바이에른의 큰 관광수입원이 되고 있다.



성에서 내려와 바로 근처의 알프 호수(Alpsee)를 둘러보기로 했다.

가는 길목에 비교적 작은 크기의 성이 있는데, 바로 호엔슈방가우 성이다.


호숫가에는 게스트하우스와 레스토랑이 들어서있다.

날이 따뜻하다면 파라솔과 노천카페들로 가득하겠지만, 아직 추운 날씨탓에 호숫가는 한산하기만 하다.


얼어붙은 알프 호수.

노 저으면서 뱃놀이하기 딱 좋게 생겼다.


호엔슈방가우를 뒤로 하고, 퓌센 시내를 한 바퀴 둘러본다.

사실 블로그에서 퓌센에 대한 여행기를 찾아보면 노이슈반스타인 성 다녀온 이야기밖에 없어서 퓌센은 성만 보러 가는구나 생각했는데,

조금 걷다보니 이런 예쁜 올드타운이 있었다.

동화 속 마을 같은 거리를 걷는데, 그 많던 한국인이 한 명도 안보인다. 드디어 진짜 외국에 온 것 같은 느낌?ㅎㅎ

한 달 동안 여행하며 체코에서, 폴란드에서, 발트 3국에서 많은 올드타운을 보았는데, 뒤돌아보면 퓌센의 올드타운은 그 중에서도 무척 매력적이었다.


발걸음을 옮길 때 마다 '예쁘다'라며 감탄하게 된다.

집도 예쁘고, 골목도 예쁘고, 간판도 예쁘고...


두 건물 사이에 끼어있는 작은 건물이 괜히 익살스럽다.


그냥 발걸음 가는 대로 걷는 중.

퓌센 올드타운은 그닥 크지 않아서 한 시간 정도면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다.


기념품점은 아직 크리스마스 분위기.



걷다보니 마주친 공원.

벌써 그림자가 길어졌다.




어느덧 뮌헨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거리에 조명이 들어오니 풍경이 한층 더 아늑해진다.


퓌센을 뒤로 하고 뮌헨으로 가는 기차에 오른다.

마음만큼은 퓌센에서 하루 더 머물며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보고싶지만... 다음을 기약하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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