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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7동유럽

동유럽여행 - 9. 프라하(4) : 프라하 마지막 날, 거리 산책 (존레논벽 / 댄싱빌딩 /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비 / 프라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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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여행 - 9. 프라하(4) : 프라하 마지막 날, 거리 산책

어느새 프라하 마지막 날.

비록 마지막 날이지만 다음 행선지인 폴란드로 향하는 기차는 밤 11시에 프라하 중앙역에서 떠나므로, 아직 시간은 넉넉하다.

같이 다니던 친구는 오늘 오후에 스페인으로 떠나야 해서, 함께 구시가지를 돌아다니다가 존 레논 벽 까지 본 후에 헤어지기로 했다.

친구와 헤어진 후에는 기차를 타기 전까지 그냥 프라하 거리 곳곳을 걸어다니기로 한다.


이른 시간이라 한산한 구시가지 광장. 아침의 햇빛을 받아 건물들이 따뜻한 빛깔로 빛나고 있다.


오른쪽 건물에 그려져있는 벽화는 원래 페인트로 가려져있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 페인트가 떨어지면서 그 밑에 있던 벽화가 발견된 것.


카를교를 건너 존 레논의 벽으로 향한다. 

카를교는 언제 봐도 마음을 들뜨게 한다.


웅장한 프라하성


블타바강 가장자리의 길을 산책하는것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도착한 존 레논 벽. 유명 관광스팟 치고는 꽤 단촐하다.

하지만 프라하의 사람들, 그리고 이 곳을 찾은 관광객들이 벽에 남긴 수 많은 흔적들을 보니 묘한 울림이 느껴진다.

존 레논은 체코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 어떤 사연이 있어서 프라하에 존 레논을 기리는 벽이 생겨났을까?

사실 이 벽은 그냥 벽이 아닌, 대사관의 외벽이다. 

프라하의 청년들에게 비틀즈는 자유를 상징했고, 치외법권 지역인 대사관 벽에 자유를 향한 갈망을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대사관 벽의 낙서는 체코 정부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기에 낙서는 점점 많아졌고, 프라하가 민주화 된 후에도 존 레논 벽은 자유의 상징이 되었다.


존 레논 벽 앞에서 비틀즈의 노래를 부르던 남자.

오늘날 존 레논 벽은 프라하 버스킹의 성지라고.


프라하 청년들에게 자유의 상징이었던 존 레논의 얼굴도 찾아볼 수 있다.


존 레논의 벽을 구경한 뒤 1주일 동안 함께 다녔던 친구와 헤어졌다.

헤어지면서 친구는 따뜻한 바르셀로나로 간다고, 더 추운지방으로 가는 나를 놀려댄다.

이제 남은 2주 동안은 완전히 혼자가 되어 폴란드로, 발트 3국으로, 핀란드로, 러시아로 여행하게 된다.


기념품점에서 산 엽서에 편지를 써서 한국에 있는 여자친구에게 부치러 가는 길.

과연 잘 도착할지 궁금했었는데, 2주 정도 지나서 귀국한 뒤에 잘 도착했다고 한다ㅋㅋ


프라하에 머무는 동안 늘 내 마음을 끌었던 빨간 노면전차


프라하 중앙 우체국에서 편지를 보낸 뒤 바츨라프 광장으로 향했다.

어째 날씨가 점점 흐려진다.

이 때만 해도 남은 여행기간에 주구장창 비가 내릴 줄은 몰랐지...


바츨라프 광장에서 시내 쪽을 바라본 풍경.

저 쪽으로 쭉 가면 올드타운 광장이 나온다.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마주친 재미있는 형상의 빌딩.

대학교때 교양수업으로 들었던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배운 댄싱 빌딩이다.

춤추는 사교계 여성을 연상시키는 이 건물은 주변 건축물과 비교했을때 다소 쌩뚱맞은 생김새를 하고 있다.

이 건물은 체코가 민주화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만들어졌다.

비록 자유를 얻었지만 아직 체코인들은 위축되어있었고, 사회 분위기는 경직되어있었다.

이러한 분위기를 환기하고자, 건축가인 프랭크 개리와 블라도 밀루닉은 블타바강 가장자리에 우스꽝스러운 형상의 건물을 짓게 된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댄싱빌딩은 주변 건축물과 동떨어진 디자인이라는 점 때문에 비판도 받았지만

건축물의 재미있는 형상 덕분에 프라하의 거리는 활력을 되찾을 수 있었고,

프라하의 분위기를 자유로운 분위기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한다.


여유로운 블타바당 풍경


강을 건너오니 유람선이 다니는 운하가 있다.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프라하의 풍경은 어떨지.


한참 걷다보니 배고파져서 근처의 U Templaru라는 레스토랑에 들어와 앉았다.

생각해보니 독일을 지나왔는데도 소세지를 먹지 않은 것이 생각나서 뒤늦게나마 소세지 그릴 요리를 먹기로 했다.

한 입 베어물면 톡 터지는 식감이 얼마나 맛있던지.

 

맥주는 부드바이저로!


식사를 끝내고 나오니 어느새 날이 어둑어둑하다.

이제 어디로 갈 지 생각해보다가 프라하성쪽으로 걸어가보기로 한다.


윗 사진을 찍은 곳에서 뒤로 돌면 이런 조형물이 있다.

뭔가 무거운 분위기의 이 조형물은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 기념물이다.

공산주의 체제 속에서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처형, 투옥 등으로 생명을 잃었다.


프라하의 저녁 풍경


40분 정도 거리 구경을 하며 걷다보니 프라하성을 올라가는 언덕길에 도착했다.

이틀 전 낮에 찾았을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비투스 대성당도 조명을 받으니 색다른 분위기.


프라하성에서 보는 프라하의 야경도 무척 멋지다.


프라하성에서 야경을 보고 내려오려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아, 결국 비가 오는구나'하고 투덜거리다가도 비내리는 프라하 거리를 보니 그 운치에 나도 모르게 젖어든다.


폴란드로 가는 기차를 타러 가기 전, 마지막으로 카를교를 건너가본다.

마지막 밤에도 프라하는 어김없이 낭만적이구나.


안녕, 카를교! 꼭 다시 올게!


어느덧 야간열차를 타고 프라하를 떠날 시간.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폴란드 크라코프에 도착해있겠지.

어떤 여행이 기다리고있을지 기대된다.

아듀, 프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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