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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4북해도

홋카이도 기차여행 - 7. 삿포로 : 여유로운 대도시, 삿포로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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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기차여행 - 7. 삿포로 : 여유료운 대도시, 삿포로 걷기



다누키코지를 빠져나와 삿포로의 거리를 걷기 시작한다. 

동서남북 바둑판 모양으로 정돈되어 있는 삿포로 도심의 거리는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무척 여유롭다.

오타루로 가는 열차를 타기 전까지 삿포로 TV타워와 오도리 공원을 거쳐 홋카이도 구 본청사까지 천천히 걸어간다. 


  삿포로 도심의 풍경은 전형적인 일본 대도시의 풍경이다. 


  북2 서4 교차로. 삿포로 시내 도로는 동-서와 남-북 방향으로 바둑판식으로 놓여져 있어 목적지를 찾아가기가 매우 쉽다.


 

삿포로 TV타워와 오도리 공원



삿포로 시내에 우뚝 솟아있는 TV타워는 삿포로시의 랜드마크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하여 시내도로 번호가 붙여지니, TV타워는 단순한 랜드마크가 아닌, 삿포로의 중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삿포로를 대표하는 구조물인만큼,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도 무척 많았다. 모두들 이곳에서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는데 여념이 없다. 

거대한 철골구조의 TV탑 밑에는 북해도 한정 맥주인 삿포로클래식과 양고기 구이인 징기즈칸을 즐길 수 있는 비어가든이 자리하고있다.

이른 오후부터 생맥주에 징기즈칸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도심속 휴식의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위풍당당한 TV타워


  TV타워 밑에 자리잡은 삿포로클래식 비어가든. 하코다테에서 처음 맛보았던 삿포로클래식과 징기즈칸 등을 야외에서 즐길 수 있다.


  삿포로의 중심에 우뚝선 TV타워. 


TV타워에서 눈을 돌리면 TV타워를 기점으로 길게 이어져있는 도시공원 '오도리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잔디밭에서는 뛰노는 아이들, 근처 사무실에서 내려와 짧은 휴식을 즐기는 직장인들, 거리공연을 하는 음악인들이 한 데 어우러진 풍경.

분수대와 빼곡한 나무 사이로 보이는 고층빌딩들이 이곳이 도심 한가운데임을 일깨워준다.

오도리공원은 동서로 13쵸메(블럭)에 걸쳐 이어져있는데, 1쵸메가 대략 100m정도 된다고 하니 그 규모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었다.


  분수대 너머로 보이는 TV타워. 


오도리공원을 걷고있는데 놀러온듯 한 일본인 여중생 무리가 말을 건넨다.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샤신'이라는 단어를 듣고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임을 눈치챘다.

여행가방은 숙소에있고 짐이라곤 목에 걸고있는 DSLR과 렌즈가방이 전부이다 보니 내가 외국인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나보다.

건네받은 디지털카메라 너머로 보이는 학생들의 모습이 무척 들떠있었다. 이 사진이 저 아이들에게 어떤 추억으로 남을까.

5분 정도 걷다보니 이번에는 노부부가 말을 건다. 이번에도 역시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이다.

배경으로 TV타워가 보이게 사진을 찍고 카메라를 돌려드리니 고맙다는 인삿말과 함께 무어라 이야기를 하시는데

일본어라곤 생기초회화밖에 모르는 나로서는 당연히 알아들을 수 없었다.

"스미마셍, 니홍고가 헤타데셍(죄송합니다만 일본어가 서툽니다)" 라 하니 한국인이냐 묻고는 "안녕하세요"라고 서투르게 말씀하신다.

노부부와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간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들과의 스쳐감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도케이다리 시계탑


다음으로 향한 곳은 도케이다리 시계탑. 

1881년에 건설되었다는 이 시계탑은 건설 당시 홋카이도대학의 군사훈련을 담당하던 시설 중 하나였다.

시설의 일부로서 신축된 탑이지만 지금은 나머지 시설은 모두 사라지고 시계탑만 홀로 남아있다.

도케이다리 주변은 모두 오피스빌딩으로 둘러싸여있기에 시계탑을 빼고는 평범한 도시의 풍경이다.

특별한 볼거리는 없었지만 나무 사이에서 고전적 매력을 뽐내는 시계탑이 꽤 아름답고,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시계탑을 바라본다는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좋았다.


  밑에서 올려다보니 시계가 작게 느껴지지만 시계의 직경은 양 1.6m나 된다고 한다.


  도케이다리 맞은편 빌딩의 2층 테라스에서 도케이다리의 전체적인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홋카이도 도청 구 본청사


다음으로 향한 곳은 홋카이도 도청의 구 본청사.

1888년에 지어져 오랜 시간 도청 청사로 사용되다가 바로 옆의 현 청사로 행정기능이 이전되었고, 지금은 기념관처럼 운영되고 있다.

도케이다리에서 두 블럭 정도 걸어가니 홋카이도 도청 입구가 나오고, 진입로를 따라 조금 걸어가니 구 본청사를 만날 수 있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근대양식의 구 청사를 보니 무척 우아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어서 '하코다테에서 봤던 가네모리창고와 느낌이 비슷한데?'하는 생각이 든다.

가네모리창고와 구 본청사는 둘 다 '아카렌카(적벽돌)'라는 애칭으로 불린다고 하니,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닐 듯 하다.


  뜰 너머로 보이는 구 본청사의 모습. 건물 생김새에서 품위가 느껴진다.


  구 본청의 창문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창문같지만 홋카이도의 추운 겨울날씨를 견디기 위해 다중창 구조로 지어졌다고 한다.



건물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정면으로 아치형 천장과 붉은카펫이 깔린 나무계단이 나타난다.

계단 위 창에서는 오후의 따스한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금세 도취된다.

내부는 전체적으로 아치형 벽과 목조 구조물로 이뤄져있고, 바닥에는 대리석과 붉은 카펫이 깔려있어 고풍스러운 멋을 더하고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각 방마다 정해진 주제로 몇 가지의 전시물들이 전시되어있었다.

비록 일본어로 된 설명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전시물들을 돌아보며 홋카이도의 역사에 대해 아주 약간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영화속에서 보던 서양 연회장을 연상케하는 구조.



  러시아의 전통 인형. 홋카이도는 지리적으로 러시아와 인접해있기에 러시아와의 문화적 교류도 활발히 이루어져왔다.


  회의실이자 집무실로 쓰였던 방. 채광창에서 햇빛이 들어와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홋카이도 도지사의 책상. 도청이 지어진 1888년부터 수많은 도지사들이 이 책상을 거쳐갔다.


  타지에서 만나는 태극기는 언제나 반갑다. 


  홋카이도가 개척되던 당시 이 곳에 살던 야생동물들


청사 한 켠에는 홋카이도가 개척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는 전시실도 있었다.

홋카이도는 '아이누'족이라는 원주민들이 살던 미개척지였고, 19세기 메이지시대에 접어들며 본격적으로 개척되기 시작한다.

개척 전에는 척박한 황무지로 여겨졌지만 개척과 개항을 거치며 홋카이도는 일본인들이 가장 동경하는 지역 중 하나로 꼽히게 되었다.




구 본청을 다 둘러본 후 삿포로역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하늘은 맑고, 날씨는 많이 덥지 않아서 걷기 딱 좋은 날씨다.

혼잡한 삿포로에키마에도리(삿포로 역전도로) 대신 비교적 한산한 니시고초메도리(서 5번 도로)를 따라 걷기로 한다.

사소한 것 하나조차도 한국과는 다른 모습이기에 특별한 조형물이 없더라도 눈길 머무는 모든 곳이 훌륭한 랜드마크로 다가온다.

새소리가 나는 신호등, 왼쪽으로 달리는 자동차,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시민들 등 이곳의 사소한 모습까지 열심히 기억으로 남긴다.

삿포로 도심 이곳 저곳을 눈으로 구경하며 여유롭게 걷다보니 어느새 눈 앞에 삿포로역이 나타난다.


하코다테에서 삿포로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바로 지하철로 들어갔기 때문에 삿포로역의 외부는 보지 못했었는데

처음 마주친 삿포로역의 규모는 생각보다도 무척 웅장했다.

삿포로역을 중심으로 왼편에는 다이마루 백화점, 오른편에는 JR타워와 ESTA쇼핑몰이 들어서있다.

오타루행 열차시간까지는 한시간 가량 남았기에 역 내 스타벅스에서 사진정리도 할 겸 시간을 보낸다.


  오타루까지 이용할 공항쾌속 161호

열차시간에 맞춰서 홈에 올라가니 오타루까지 이용할 공항쾌속 161호가 들어오고 있었다.

아침에 이용했던 슈퍼호쿠토와 비교하니 생김새가 너무 투박해서 실망했지만... 아무렴 어떤가.

이제 이 못생긴 열차를 타고서 '오겡끼데스까'의 배경, 오타루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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